해외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 고전적 자료를 상세하게 조사하고 충실한 서지 목록을 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가운데 자료적 가치가 높은 중요 자료에 대해서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상세한 해제를 작성하고, 원문이미지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이와 함께 이 사업을 통해서 한국 고전적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의 연구기관 및 공공도서관과 학문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차후 상시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한다. 해외소장 한국본 고서는 미국의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대학(이하 ‘버클리대학‘)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 고전적 자료 2,300여 종을 3년 단기계획의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는 <한국서지학회>의 목록 작업으로 인해 기존에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아사미문고‘ 1,000여 종 및 1960년대 이후 버클리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수집한 한국 고전적 1,300여 종을 포함한다.
버클리대학 동아시아도서관에는 상당수의 필사본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이 중에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유일본과, 국내에 현전하는 자료보다 필사 시기가 앞서는 선본이 다수 있다. 특히 19세기 중반 즈음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茶山 丁若鏞 선생의 저서 17종 (204권 90책 분량)이 온전한 모습으로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정약용 선생의 문집이 세상에 공간된 것은 1936년 이후의 일이다. 따라서 그 이전에 필사된 자료들은 하나하나가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정약용 선생이 남긴 저서를 일일이 조사하여 저작의 진위 여부를 가리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定本 사업이 진행 중인 학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버클리대학에서 소장하고 있는 다산 관련 저작은 의미가 각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동양문고에는 31종의 세책본과 11종의 방각본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방각본 자료는 모두 1905년을 전후하여 안성 동문리 방각소에서 출판한 방각본 소설이다. 방각본은 조선후기 민간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출판한 서적들을 말한다. 동양문고에는 경기도 안성(安城) 지역에서 간행된 안성판(安城版) 방각본 소설들이 온전한 형태로 다수 보존되어 있어서, 조선후기 출판문화와 방각본 간행 현황을 재구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책본은 20세기 초반 지금의 서울 중심지인 향목동, 향슈동, 사직동의 세책업소에서 필사한 자료이다. 이는 매 책 뒤에 기록되어 있는 필사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책본은 대여를 목적으로 전문작가를 고용하여 필사한 서적들을 말한다. 동양문고에 소장되어 있는 다수의 세책본 국문소설 자료들을 통해 당시 세책업의 규모, 유통된 작품들의 양상, 독자층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동양문고 소장 자료에는 해당 자료를 소장하고 있던 인물들의 장서인이 온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것들이 많다. 이 가운데는 동양문고 소장 한국고전적자료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증자 마에마 쿄사쿠의 장서인 외에 요시다 도고(吉田東伍)와 시데하라 다이라(幣原坦)의 장서인이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도 동양문고의 자료 가운데에는 원 소장자인 조선 문인들의 장서인이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 따라서 장서인의 연구를 통해 해당 자료들의 소장과 유전(流轉) 경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도대학 가와이문고는 가와이 히로타미(河合弘民, 1873?-1918) 박사가 조선사 연구 자료로 수집한 조선 전적과 고문서로 이루어졌다. 경도대학 도서관에서 가와이 사후 1년 뒤인 1919년, 당시 경도대 문학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이마니시 류(今西龍, 1875-1932)의 주선으로 가와이 박사의 유족으로부터 793종 2160책을 매입하면서 가와이문고를 만들었다.
가와이문고에는 고전적 800여 종 2160여 책, 고문서 2400여 점이 소장되어 있다. 가와이문고에는 조선의 재정에 관한 자료가 풍부하다. 특히 고문서 약 2400여 점은 조선후기 경제사, 사회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가와이 히로타미가 조선에 체류하는 동안 조선사 특히 재정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면서 관련 자료를 각 방면에서 수집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가와이문고 고문서에는 위조문서들이 245건 정도 발견되고 있다. 위조문서를 누가 언제 위조하였는지를 안다면 문서유통 등을 밝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오사카부립도서관은 1903년에 창립되어 1996년에 오사카부립 중앙도서관과 오사카부립 나카노시마도서관으로 분관되었고 현재 한국본 고문헌은 나카노시마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오사카부립 나카노시마도서관에는 한적·화서·양서 등 약 63만 책, 오사카관계고문서, 에도시대 서점관계 자료 등 많은 자료가 수장되어 있다.
현재 오사카부립 나카노시마도서관에 소장된 한국본 고문헌은 약 1100여 종, 5327여 책이다. 대부분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추천으로 통감부의 수학원(修學院) 명예교수를 지낸 사토 로쿠세키(佐藤六石.1864-1927)가 조선에 머물면서 구입한 책들이다.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인이 수집한 한국 고문헌 중에서는 천리대의 이마니시문고와 함께 가장 큰 규모이다. 사토 로쿠세키는 1906년 봄에서 1910년 강제 합방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5년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한국 고서 수집을 하였다. 이후 오사카부립도서관에서 1915년 일본의 부호 스미모토(住友) 가문에서 기부한 구입자금으로 사토 로쿠세키가 소장한 한국본 고문헌을 구입하였다. 사토 로쿠세키의 수집본은 1009종, 5083책이다.
오사카부립 나카노시마도서관 소장 한국 고서 중 주목할 자료로는 조선후기 필사본 중 국내외에 전하지 않는 유일본, 저자의 초고본 또는 정고본으로 추정되는 자료들이 있다. 대부분 완질로 된 고서들로 18~19세기에 간행되거나 필사된 것이다 .
동경대학 부속도서관의 오구라문고는 오구라 신페이(小倉進平, 1882~1944)가 수집한 조선본 문헌 자료들을 수장한 것이다. 오구라의 장서는 그의 사후에 동경대학 문학부 언어학연구실에 소장되어 현재 문학부 언어학연구실과 문학부 한적코너에 나누어 관리 및 공개되고 있다. 문학부 언어학연구실에는 주로 양장의 간본이 소장되어 있고, 한적코너에는 조선본을 중심으로 한 선장본이 소장되어 있다. 오구라 신페이는 한국어 연구를 하며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현재 국어학 관련 콜렉션으로는 대표적인 문고라 할 수 있다.
오구라문고의 한국본은 약 730여 종으로 경서류, 종교서류, 의학서류, 병서류, 역학서류, 윤음류, 학습류, 문학작품언해, 운서류, 시가류, 소설류, 사서류, 훈민정음관계서 등 다양한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